갑작스럽게 안면부에 마비 증상이 찾아온다면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추운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같이 추운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에는 면역기능이 저하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고, 혈관 수축으로 인해 안면 부위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안면마비 증상을 겪는 이들이 급증하기도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안면마비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20년 8만 7179명, 2021년 9만 1251명, 2022년 9만 243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20만 명 이상이 안면마비 증상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안와사로 불리기도 하는 안면마비는 총 12쌍의 뇌신경 중 7번 뇌신경인 얼굴신경의 손상이나 이상 등으로 인해 입과 눈 주변 근육이 마비되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또한 양치나 식사를 할 때 마비된 방향으로 침이나 음식물이 흐를 수 있고, 안구 건조나 미각 소실, 구강 건조, 청각 과민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원인으로는 앞서 언급한 기온 변화 및 면역력 저하 등을 비롯해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과로, 물리적인 충격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임경민 아산도솔한방병원 원장은 “간혹 마비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으나,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면부에 마비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지체하지 말고 그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원장은 해당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방과 양방이 결합된 한·양방 통합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심각한 경우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어 염증 제거를 위한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침이나 약침 치료, 뜸, 한약처방 등 마비 정도에 따른 복합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각종 질환에 대한 효율적인 치료를 위한 ‘의(醫)-한(韓) 협진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의료기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올해 4월부터 첩약 건강보험 제도가 시행되면서 안면마비도 해당 적용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에 안면마비 증상으로 인한 의료기관 선택 시에는 해당 사업 대상에 선정된 곳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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